나의 이야기

후크의 법칙을 가르치자!

sunnypark 2014. 3. 12. 22:07

‘사용되는 모든 재료가 탄성영역에서 외력에 의해 늘어날 때 일정한 비율(E)로 늘어난다.’

1635년 영국에서 태어난 과학자 후크가 발견한 이 진리는 산업현장에서 보도(寶刀)로 써온 계산 공식이다. 간단한 계산으로 구조물 안전율을 구하기도 하고 재료비 절감, 품질 개량에 이용한다.

오늘날엔 컴퓨터를 이용한 엔지니어링(CAE)을 통해 더욱 정교하고도 빠른 계산으로, 외력에 의한 변형해석(Finite Element Method)이 가능해 더욱 경제적이고도 안전한 구조물 생산도 가능하다.

아파트 공사장에서는 기둥과 천청 보(堡)의 철근 규격을 정하기도 하고, 원자로 방화벽 두께는 물론, 자동차 차체의 경량화에 이 후크의 법칙을 다 예외 없이 쓴다.

얼마 전 경주 어느 리조트 건물 지붕이 무너져 내려앉아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했던 신입생 십여 명이 죽고 수백 명이 다친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났다.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무너진 게 언제인데 또 이런 사고라니! 그런데 바로 이 순간에도 그와 비슷한 사고 현장들이 상존하고 있다.

경주 리조트 사고의 원인은 눈이 많이 와서 불가항력이었고, 공사비가 적어서 값싼 불량 자재를 썼으며, 떠돌이 일용직 인부를 써서 볼트를 한두 개 빠뜨린 게 원인이란다.

혹자는 이런 부류의 사고를 후진국 형이라고 치부 한다.

전구 하나 갈아 끼울 줄도 모르고, 세면대 배관 하나 못 고치는 게 무슨 벼슬이라도 한 것처럼 떠들어도 누구 하나 흉보지 않는 세상이다.

불안전한 것들이 도처에서 학생들을 포함한 우리 가정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데도 사농공상 계급 사회 속에 갇혀 있는 지금 세태가 한심하다.

새 학기를 맞아 새 교과서나 참고서를 구하러 온 학생 학부모들로 북새통인 서점에 가서 초중고 교과 과정에 혹시나 재료 역학 기초인 후크의 법칙을 설명해 놓거나 비슷한 게 있나 하고 찾아 봤더니 역시 없다.

우리가 다 배워 익히 아는 ‘전기 저항은 전압에 비례하고 전류에 반비례 한다’고 하는 옴의 법칙은 초등 고학년 교과서에도 다 들어 있다.

후크의 법칙은 외우기도 이해하기도 쉬운 ‘응력sigma=E곱하기 연신율’이다.

하루라도 빨리 교육부는 초등학교 과학과정에 고무줄이 늘어나는 이치의 후크법칙을,

중학 물리에서는 인장 압축 전단 재료의 강도 이해를 위한 인수식을 구할 수 있게 하고,

모든 고교 과정에서는 간단 구조물의 설계능력을 갖도록 개정 보완 하여야 한다.

무수히 널려 있는 주변 시설물의 본질을 파악하여 일상의 안전을 도모 할 뿐 아니라 생활의 질을 높이도록 하자.

받혀진 기둥도 없는 지붕에 눈이 엄청 와 쌓였고 그 무게가 무려 250여톤(100평방메타, 적설량 5센티, 비중 0.5 가정)이나 추가 되었으니 행사를 취소하자고 아우성 칠 줄 아는 학생들로 키워야 한다.

후크의 법칙을 가르쳐야 한다

200여 년 전, 연암 선생은 중국 견문록 ‘열하일기’에서

구운 벽돌로 지은 견고한 집, 만드는 법식을 표준화해서 도로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 이웃 중국 수레들을 보고 궁핍한 조선 상황을 초래한 사대부들의 무능을 비판 했다.

일본만 해도 150년 전 명치유신 시대 해마다 전국에서 인재 3000명을 해외 유학 시켜 박사, 기술자를 양성했다. 이들 중 이국처녀와 사랑에라도 빠져 현지 박사 취득을 못한 자는 나가사끼 항구 세관입국장 단두대 통나무에서 목을 베었다. 문부성 관리가 지키고 섰다가 목이 달아나는 사진을 찍어 전국 학교나 일선 기관에 다음과 같은 설명과 함께 걸어 놓았다고 한다. 오늘날 일본 사람들이 다짐 할 때 쓰는 말 ‘잇쇼갠메이’(一生懸命) 는 목숨을 걸고 하겠다는 것으로, 이때 나온 말이란다.

5.16 이후 과반세기가 지나간 현재에도

일본이 부품 수출을 하지 않으면 국산 자동차 한대, 핸드폰 하나 조립도 못하는 게 우리의 현실 아닌가? 그저께 조선일보를 보니 국민소득 4만 불 소득 기반 마련을 위해 소재 부품산업에 국가가 중점 시책을 펴기로 했다고 한다. 해당 중소기업에 세제지원 사업과 금융 혜택을 준다고 한다. 때늦은 감이 있으나 반가운 일이다. 많은 대책이 쏟아지겠지만 중소기업에서 일 하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을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

오늘의 주제 후크의 법칙을 이해한 젊은이들이 이러한 국가 시책에 호응하여 부품소재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뿐만 아니라 그들 스스로 더 이상 무너지는 건물 속으로는 들어가지 않게 도와주는 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