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콩나물 시루를 돌보며

sunnypark 2014. 11. 17. 17:32

남아 있는 콩나물을 가져 와서 보니 뿌리가 너무 길고, 일부는 상해 있어서 기분이 영 아니다.

월요일에 해 오던 걸 일요일로 앞당겨 앉혀, 토요일 뽑을때 까지 하루를 웃자라게 한 게 원인인가?

 

뜨뜻한 안방 아랫묵에 콩시루를 차려 놓고 키우시던 할머니의 추억과 

콩 공급자가 한마디 던져주는 지식으로 시작한 콩나물 기르기~

별거 아니라 생각하고 덥석 받아 온 이 일이 이제 내겐 예삿일이 아니게 생겼다.

 

좋은 콩나물이 되기 위해서는 재료콩, 물관리, 콩나물기계 그리고 무엇일까?

재료콩은 현재 까지 낱알이 고르고 티 하나 없이 좋은 것이 들어 오고 있다,

콩나물 재배 기계도 그런데로 괜찮다. 들여 놓은지 일년이 지났지만 고장없이 가동 되고 있다.

관수용 물도 생육에 최적 온도인 25~25도씨로 수중 히터가 정상 작동 중인데~

나머지 문제는, 내 삶속에서 언제나 그러하듯 여기서도 게으른 초년병 신세인 '나'였구나!. 

 

샛노란 콩나물 애기들이 궁금해 새벽마다 교회 2층 재배실로 달려간다.

날마다 물을 갈아 주어야 박테리아가 덜 생기고 콩나물이 상하지 않게 된다.

이틀만 그데로 두면  수조는 금방 세균 덩어리 거품으로 가득하다.

콩을 앉히고 물을 안 갈아 주어 온 교회 안에 냄새가 진동 하던 때의 황당함이란~

왜 시중에는 농약으로 재배된 콩나물들이 유통 되고 있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봉지에 교회 마크랑 성경구절도 새겨 오고, 계량기도 사다 놓은 1형제회 큰형님 Y,

매번 시루며 수조를 깨끗이 세척해 주시니 고맙기 그지 없다.

토요일 아침이면 목사님, 위원장님 이하 모든 분들이  교회 주변 가정에

이 콩나물을 전달 하시고. 전도대장님은 특별 성금도 모아 재료비도 마련해 주신다.

전도에 열성이신 J 집사님도 이 콩나물을 동료분 전도에 잘 사용 하셨단다.

시루속 수많은 애기콩들에게 소원 해 본다.

너희들 제발 잘 자라다오~속 썩히지 말고~^^

 

L 집사님 제안으로 시작된 이 일도 일년이 넘어 가는데,

수고 하시는 이들의 뒷 바라지만큼은 빈틈없이 해 주고 싶다.

하느님은 고맙게도 농학박사 전도사님도 보내어 도움을 주신다. 

후원금 금전 출납부도 만들고, 최적 온도, 관수 주기등을 표준화하고,

기계 작동법,콩나물의 물류표준을 만들어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다.

 

잔뿌리가 적고 맛있는 늘푸른 교회 무공해 콩나물~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지만, 지금은 그 과정이고 부족함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 닮은, 속 깊고 이해심 많은

늘푸른 교우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이 일이 마냥 즐겁고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