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영문학도로 가는 길목에서

sunnypark 2017. 12. 28. 08:32


3학년 2학기 성적표.ozd

우리집 옆 목동 사거리에 있던 예식장이 방송대 남부 학습관으로 바뀐 걸 작년 여름, 우연히 들어 가 보고서야 알았다.

그때 경비 아저씨의 안내로 2학년 2학기에 편입 한지도 벌써 3학기째다. 공대 기계공학과를 졸업 후 줄곧 자동차 회사에서 25년간 엔지니어 계통으로 버스 트럭 특장차 설계, 생산기술 분야 이사와 부품회사 경영자 경력 10년을 지내는 동안 영어로 인한 스트레스가 참 많았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가족들이랑 함께 한 해외 여행지에서 길을 묻거나 얘기라도 할라치면 유관하게 쓸 수 있었던 게,

 일본 기술 연수 가서 배운 일본어와 승진 시험  토익 영어 공부였다..


그때가 마침 교회 친구 신진철 목사를  따라 광장동에 있는 재한 몽골 학교 뉴라이프 밋션스쿨 과정을 이수 하고,

외국인 대학생 대상 한글 교사 자원 봉사를 나가는 중이었다., 이들이 전혀 한글을 모르다 보니 영어로 설명을 해야 하는데, 도통 알아 듣게 할 만한 능력이 안되었다.

이들 외국인 학생들이 우리나라 대학 교수들 영어 실력을 과신한 채 별 준비 없이 유학 와서 보니, 반은 한국말에다가 신통치 않은 언어 소통으로 공부를 할 수가 없는 실정이라 부랴 부랴 무료로 가르쳐 주는 한글 선생을  만나러 우리 동대문 비젼센타를 찾아온 것이란다. 

큰 기대를 걸고 찾아 온 이들에게, 내가 영어로 한글을 가르쳐 보니 우선 설명이 잘 되지않는다.

 기본 자,모음 설명을 할려니, 나이도 나이려니와 Consonant,Vowel 이라는 단어는 물론이고, 조음 원리가 뭔지 모르는 내가 명색이 선생인데, 어떻게 이런 무식한 짓을 할려는가? 아무리 궁리 해 봐도 대책이 없어서 자책 하던 중이엇다.


나름, 영어 좀 한다고 하면서 가족들 앞에서 우쭐댓던 내가,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이들 국가에서 온  영어권 국가 아이들과 대화도 잘 못하는 사실에 좌절 해서,

의기 소침해 있던 내게,  영어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고 영국, 미국의 사회와 역사와 함께 영어 문학을 공부할 수 있다니,

그것도 24시간 365일간 열려있는 방송대는  나같이 새벽 네시반이면 일어나는 버릇을 가진 늙은이들에겐 안성 맟춤 학교이다.

 나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새벽기도 시간에 맞춰 교회로 간다.

교회 콩나물 기르기 봉사와, 귀가길에 들리는 로데오 헬스장에  몸도 풀면서 익스프레션 4~50회를 하거나 

골프 라운딩이 있는 주일에는 고척교 부근  밀레니엄 골프 연습장에서 핸디 90 유지에 힘쓰고 있던 중이다.

여기에 더하여 방송대 남부 학습관 러닝 센터가 추가되어, 내 정신과 지성, 육체의 삼각 프레임으로 짜여진 일상을 영위할 것이다.


엊그제 나온 3학년 2학기 6과목 성적표 백분율 성적 87점, 평점 3.4는 이 나이에 걸맞게 과분한 점수이다.

우리 스터디 그룹 'I Have A Dream' 팀이 매주 화요일에 만나 학습한 '미국 사회와 문화,는 A+ 98점, 평점 4.3 최고 점을 받았다.

미국의 서부 개척사, 영국 식민지였던 미국으로 죽음을 무릅쓰고 건너온 청교도들 이야기, 그들이 자행한 인디언들 학살,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전부를 줄로 묶어

마치 짐승 처럼사냥 해 온 아프리칸 흑인들 이야기, 전 세계에서 황금을 찾아 몰려 온 이민자들로 구성된 미국, 노예제의 존폐를 놓고 벌인 남북전쟁, 그 외에도 오늘날 세계 제일의 부강한 나라 미국과 미국인들의 이야기는 단편적으로 보아 왔던 수많은 영화들을 주옥 처럼 꿰어진 파노라마가 되어 아주 흥미로운 과목이었다.

아마도 남은 3학기를 졸업하면, 외국인들에게  한국어 잘 가르치는 뉴라이프 자원 봉사도 다시 할 수 잇게 되지 않을까?

 

3학년 2학기 성적표.oz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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